어어부 밴드

풍류객잔_음악,영화 2012. 3. 9. 10:48


어제 광화문 유세 기다리다가 동생이랑 짬뽕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짬뽕 국물을 숟가락으로 뒤지면서 무심코 음악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아, 뭐야 이거 <저자> 목소리잖아!

하 정말 난데없다.



- 야 이 식당 참 별나다. 식당에서 어어부 틀어주는데 처음본다.

- 어어부? 나가수에 어어부 나왔는데, 이거 자우림 김윤아하고 같이 부른노래네.

- 헐......


대한민국 정말 갈데까지 가는구나 ㅋㅋㅋㅋ 어어부가 TV에 나오다니 ㅋㅋㅋㅋ
뭐 농담이고 그냥 반가워서.... 생각난김에 소개해본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어어부.



어어부밴드... 1997년 첫앨범 <손익분기점> 이후 원일씨는 떠나고 

장영규씨, 백현진씨 둘이서 어어부 프로젝트 사운드 라는 이름으로 
2집 < 개, 럭키스타 > 를 냈고 
(난 이 앨범을 제일 처음 들었었다. 같이 음악하던 친구가 생일선물로 사줬는데 얼마나 당황스러웠던지 ㅜ,.ㅜ;;;)

그담에 21세기 뉴헤어? 등등..  그러나 여태까지의 모든 곡이 '심각하게 염세적이며 허무주의적'이라는 이유로 방송금지 처분 -_-;;

최근에 백현진씨가 솔로앨범 < 반성의시간>을 냈단다. 그래 반성 쫌 해야지.. ㅋㅋㅋ ㅋㅋㅋㅋ

백현진씨의 예명이 원래 <저자거리>에서 따온 <저자>라고 했었는데.. 
2집 개 럭키스타를 내면서 <어어부>라고 바꿨다. 이것 역시 말장난..
물고기(魚)와 어부(漁夫), 물고기와 물고기 잡는이와 물고기의 남편, 뭐 이따위;;;;

그리고 3집 내면서 또 예명을 < 마부 >라고 바꿨단다. 
뭐 어쩌라는거야 백현진씨!! -_-; 그러니 그냥 < 저자 > 라고 부르자. 훗;



그야말로 '소음', 소음의 아름다움이 어떤지 제대로 보여주는 이들이다.

처음 듣는 사람들 중에는 이게 뭐냐 메스껍다 등의 반응도 보이는데
정말 귀찮은듯 짜증스럽게 노래를 부르는 백현진씨 목소리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근데 듣다보면 정말 신세계가 열린다.. ㅋㅋㅋㅋㅋ
꼭 예술이란게 예쁘고 보기좋고 듣기좋고 아름다워야만 하나? 좀 다른 관점에서 새로운 감동을 찾

물론 이따위 신세계 필요없다는 사람은 굳이 안 들어도 사는데 아무 지장 없다 =_=

(아참; 백현진씨 목소리는 흠... 영화 반칙왕 주제곡 <사각의 진혼곡> 때문에 들어보면 의외로 친숙할수도 있겠다.)

아...이런얘긴 여기까지만 써야지. 뻔한 얘기 읊으려고 쓴 글은 아니니 궁금하면 각자 검색해보도록 하자.





쏘세지깍두기(웩!) - 1집 손익분기점 4번트랙




이노래는 미친놈처럼 널뛰면서 따라불러야 제맛

이히힣히히힣히히힣히히힣히히힣히히힣히히힣히히힣히히힣히히힣히 이따 자전거로 퇴근하면서 또 들어야징 ㅋㅋㅋㅋ

아침에 일어나니 소세지 굽는 냄새 
아니나 다를까 점심시간에 
뚜껑을 열어보니 소세지 반찬 
와~ 맛있겠다.소세지 반찬 
와~ 맛있다.소세지 반찬 

내 짝꿍 반찬 깍두기 반찬 
웩~ 맛없겠다.깍두기 반찬 
웩~ 맛없다.깍두기 반찬 

아침에 일어나니 깍두기 국물 냄새 
아니나 다를까 점심시간에 
뚜껑을 열어보니 깍두기 반찬 
와~ 맛있겠다.깍두기 반찬 
와~ 맛있다.깍두기 반찬 

내 짝꿍 반찬 소세지 반찬 
웩~ 맛없겠다.소세지 반찬 
웩~ 맛없다.소세지 반찬 
와 맛있다.소세지 반찬 
웩 맛없다.깍두기 반찬 
웩 맛없다.소세지 반찬 
우~ 웩 웩 웩







비교적 편하게 들을만한 곡... 종점보관소. 가사 정말 좋다..뮤비도 재밌다.


더러운 쟁반 같은 태양이 창문 틈에서 
망가진 시계를 나에게 보여준 바로 그 시간동안 
지독히 추운 방은 얼굴을 얼려 버려서 
얼기전 마지막 표정을 상세히 기록해 보관하네 

나는 막차를 타고 잠이 들어 종점까지 왔었네 
집은 너무 멀어서 걸어가기가 버거운데 
비까지 몹시 퍼부어 현재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네 

병약한 원숭이처럼 바닥을 기어다니면 
이빨에 껴있는 닭고기 조각은 불쾌한 꿈이 되지 
당신은 춤을 추다 차가운 차를 마시다 
급히 마지막 표정이 보관된 그 방에 모르고 들어가네 

나는 막차를 타고 집에 가다 잠이 들어서 종점까지 왔다네 
어제도 나는 막차를 타고 잠이 들어서 종점까지 왔었네 
집은 너무 멀어서 걸어가기가 버거운데 
난 종점에서 그 표정을 목격하네 
비까지 몹시 퍼부어 현재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네











이번 곡은 완전 웃긴 초현실엄마 3집 21세기뉴헤어의 첫번째 트랙 ㅋ
뮤비도 음원도 못찾겠어서 직접 올려서 링크....
그대신 어어부의 팬이라는 분이 그린 웹툰을 찾아냈다 ㅋㅋㅋ
만화와 함께 감상해봅시다 +_+



원문 http://blog.naver.com/redskylo/40025740908
리플 남기고 퍼왔습니당. 김교수님 감사 +_+






이런 똘끼 충만한 즐거운(?) 음악만 있는건 아니고... 요런 불편한 것들도 좀 있다.



가사마저 몹시 불편한 노래. "아름다운 세상에 어느 가족 줄거리"



책에서 읽어보듯 이 곳 세상은 분명히 아름다운 곳 
나무도 태양도 바다 별 달도 아름다워라 분명히 

정원에 꽃이 지는 어느 봄 날 남자의 척추뼈가 분리가 됐네 
남자는 그날부터 산소 대신에 한숨을 마시며 사네 

지리한 장마끝난 어느 여름날 남자의 아들놈이 차사고 났네 
남자는 그 날부터 한숨 대신에 소주를 마시며 사네 

글처럼 이 세상은 아름다운데 왜 많은 사람들은 이래야하나 
그래서 오늘 나는 아직 여전히 이처럼 빈둥거리네 

나뭇잎 맥을 잃은 어느 가을날 남자의 마누라가 집을 나갔네 
남자는 그 날부터 소주 대신에 침묵을 마시며 사네 

눈발이 창을 깨는 어느 겨울날 남자의 집구석이 잿더미 됐네 
남자는 그 날 저녁 휘청거리다 아 염산을 들이 마셨네 

글처럼 이 세상이 아름답다면 왜 많은 사람들은 이래야하나 
아 그래서 오늘 나는 아직 여전히 이처럼 빈둥거리네 이처럼 빈둥거리네 이처럼

영상에 나온 앨범재킷의 저 사진은.. '트위스트김님'이라고 알고 있는데,
난 잘 모르겠다 봉팔러 아저씨들은 아실듯??
2집앨범에도 그렇고.. 앨범 재킷마다 꼭 트위스트김님의 사진을 삽입해놓았다.
존경한다나 어쨌대나...정확힌 모르겠고.
근데 트위스트김님이 뭐하는분이여 가수인가????





마지막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세 곡은 다 2집에 있다. 2집 개 럭키스타는 백현진씨보다 장영규씨 색채가 더 강하다고 하는데 (노랫말보다 소리에 더 몰입한) 내 취향은 이쪽인듯...
(어쩌면 제일 처음 들었던 앨범이기때문일지도 모르고...)


인스탄트 꿈     2집 개럭키스타 수록곡




'결국 한 끼가 중요해?'

근거리 사격. 실존 체감의 속력. 병실은 매진
저 시장통 순대국 아줌마
해마다 저조한 매상고를 기록하고
그 인스탄트 도살장 고기들
일회용 식탁과 춤을 춘다

뼈가 튼튼하도록. 칼슘강화제
선한 일회용 패드. 멋진 흡수력
덜 졸린 과학자의 숭고한 업적
말되어지는 종족들의 번식행동
고요한 침실속 가족들

'스타킹 남자 출현 당장 쏴 버리도록'

인스탄트 꿈:복지(福地). 건강. 희망

개가 정착하고 또 개가 이주를 하고
응급실에서는 의사 능숙한 손놀림
녹슬은 의료기구는 절대 일회용
혹독하게 쏘아지는 황금활
내 답답한 생일케익은 분열중
소독하여 안치소에 일단 보관중

인스탄트 꿈:복지(福地). 건강. 희망




불충분조건



기억은 몸둘 바 없는 퇴적물
파리떼 혼미하게 엉켜있다
눈앞에 죽은 개를 핥고 있다

'혼란한 체험이었소'

예측치 못한 일이 벌어진다
더없는 낭패감이 밀려온다
분명히 나와도 관련이 있다
참담한 심정이었다

'나는 삽시간에 기억을 지웠다
나는 기억을 지워 버렸다
나는 기억하지 않기로 하였다
나는 기억을 거세시켰다.'

냉동실 문을 열고 서 있었다
고기는 토막이나 얼고 있었다
도살장 관리인이 결근했다
고기는 토막이나 썩고 있었다

2008년 초였을거다....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시티 중심가 어느 쇼핑센터의 중국인 식당 주방에서 설거지하고 볶음밥 볶고 탕수육 튀기다가 갑자기 이노래가 너무 듣고싶었다... 살짝 나와서 한대 피워물고 듣는데 막 눈물이 나서 쭈그리고 앉아있다가 사장한테 들켰던 기억이....
아마 냉동실 문 열고 토막난 고기 보다가 이노래 생각이 났었나보다.




하수구 체험, 하수구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6. 하수구 체험 (intro)

귀여운 꼬마가 닭장에 가서 암탉을 잡으려다 놓쳤다네
닭장밖에 있던 배고픈 여우 옳거니 하면서 물고갔다네

7. 하수구

좁은 복도르 걷는다
가장 빠르고 천천히
'안내는 필요없다'
고약스러운 다짐

균일한 전기톱날 시야를 가를 때
변수로 작용하는 당혹스러운 경적
마지못해 힘없이 주는 집착

불미스러워
하수구에 다시 빠진다
불미스러워
하수구에 다시 빠진다

하수구 청년의 체험
하수구 처녀의 체험
가죽속 가축의 성장
쾌쾌한 물살의 비명

흔히 볼 수 있는 부패되는 귀뚜라미
농담섞인 음식 보건위생법에 저촉
맹세의 밑바닥 하수구를 부유하고
태엽이 풀려야 문을 여는 땀샘

'귀찮아' 팔아버린 웃음

깨끗한 세상
하수구에 다시 빠진다
깨끗한 세상
하수구에 다시 빠진다

하수구 청년의 체험
하수구 처녀의 체험
한마리의 개와의 조우(遭遇)
엄청난 속도의 공포


가사도 예술이지만 아... 1절의 차임벨 소리 (맞는지 모르겠다 실로폰소리 비슷한데 딩- 딩- 하고 맑게 울리는) 하고 2절의 해금소리가 너무너무 애절하다 ㅜㅜ



이건 리뷰도 아니고 소개도 아니고 그냥 내 좋아하는 곡들만 주르륵 다 써놨다능 ㅋ





초조해 죽겠어서 일부러 어어부 들으며 현실도피하고있는데 방금 솔트아저씨가 와서 투표율 낮다고 비상걸렸다고 쿡쿡찌르고감 아 ㅜㅜ.....

투표독려 많이많이 해주셍 ㅜㅜ 전 경기도민이라 어쩔....







[이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2011-12-20 07:26:33 바보놀이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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