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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박치기 1 - 오늘 크게 사고 한번 치자! (2004)
풍류객잔_음악,영화
2009. 9. 5. 20:40
형(오다기리 죠) - "그 강이 조선반도의 정 중앙을 흐르고 있어서
학생1 - 세로로요?
형 - 옆으로야 옆으로~
원래는 박세영이라는 분이 쓴 조선 노래인데, 그걸 교토 사람이
일본어로 번역해서 노래한거라는군.
그 강을 끼고 북과 남으로 갈라진 나라가
언젠간 하나가 되고 싶어요~란 의미의 노래지.
아주머니 - 남북분단(젓가락을 자르며)...비극이죠.
형 - 원인을 말하자면, 우리 일본이 침략 지배를 했기 떄문이지.
일본이 한 거라구....둘로 나뉘게 한건...
학생1 - 그런거군요....
형 - 이름까지 바꾸게 했다고. 카나야마, 타카야마...
마츠야마는 조금 다르지만서도.
하지만 천황가에 관련된 한자 쓰는걸 금지시켰거든.
60만..70만인가가, 일본에 소나 말처럼 끌려왔단다.
아저씨1 - 그러고나서, 소련과 미국의 대리전쟁을 했지.
조선을 어떻게 할건지...조선 먹기 전쟁.
아저씨2 - 뭐라는거야, 중국이 도중에 참전했잖아.
소련제 전차로....
아저씨1 - 미국이 원폭까지 떨어트릴려고 했다니까
형 - 500만명이 죽었으니.
학생1 - 500만!?!?
아주머니 - 지금은 휴전하고 있어요. 끝난거랑은 달라, 쉬고있을 뿐.
학생1 - 어떻게 하면 되는거죠?
아주머니 - 모두가 화해하는수밖에.
아저씨1 - 38선인지 뭔지 선을 그은 놈들이
아저씨2 - 그녀석들, 세계 곳곳에 선 긋고는 이쪽은 내꺼 저쪽은 니네꺼
불만없지? 이러면서...
형 - 일본도 홋카이도는 소련껄로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아저씨3 - 우리 딸도 홋카이도에 있는데
형 - 홋카이도 어디요?
아저씨3 - 후라노에서 잼가게 하는데, 피부도 뽀얗고...
아줌마 - (학생에게) 내일 전쟁에 나가라고 하면 어쩔거야?
학생1 - 무리죠.. 학교도 가야하고..그치 코스케?
영화의 중반부에 나오는 한 장면입니다.
곱상하게 생긴 코스케라는 학생은, 친구(학생1-_-이름모름 ㅋ)와 함께
'어떻게 하면 여학생들 관심을 끌어볼까'하는 생각으로 밴드와 포크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1960년대 교토의 히가시고교에 다니는 한 평범한 일본인 고교생입니다.
한편, 일본으로 강제로 끌려왔던 조선인들의 '조선고교' 학생들은
'박치기'로 교토를 주름잡던 조선인2세 이안성!을 중심으로
일본인 학생들-혹은 야쿠자들?-과의 싸움이 끊일 날이 없습니다.
'혁명적으로'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쓰는 열혈 사회주의자 선생님의 아이디어인
"조선고교와의 친선 축구 경기"덕분에,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이들이 인연을 맺기 시작하고요....
이것이 그 티져 영상. ㅇ_ㅇ
실은 어제 빨래 널다가 잠깐 TV를 틀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오다기리 죠 상이 나오길래 잠시 보다가
이 일본인 배우들이 어설픈 한국말(-_-;)을 구사하는걸 보고
흥미가 생겨서 끝까지 보게 되었네요.
이 박치기 1 편은 2004년에 개봉한 작품이고요.
지난 2007년에 그 속편인 박치기 (Love and Peace)가 개봉했다네요.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은 재일교포도 아닌 일본인이라는데요.
코미디물로 유명한 감독 답게 전반적인 흐름은 코믹&학원폭력물(?)이지만
여러 장면에서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대사들과
60년대 당시 일본 사회 속의 조선인 교포들의 생활상을
사실감있게 그려낸 한편, 일본인들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는 영화입니다.
"만약에 말이야, 나랑 코스케군이 오랫동안 사귀다가
만약에 결혼하게 되면, 조선인이 되어 줄 수 있어?"
"돌아가 쪽바리! 너 요도가와 강의 바지락 먹어본 적 있나?
제방에 피는 야생초 먹어본 적은 있나?"
"우리나라에서 모내기 하고 있을때였지..종잇조각을 들이대더니 트럭에 실어버리더군.
할머니는 우셨지. 밭 전부 뒤엎으며 우셨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끌려오면서...바다에 빠져 죽어버릴까 생각했다!
고향이 텅 빌 정도로 끌려왔다구! 너희들 일본의 어린놈들이 알고는 있나?
몰랐다면 앞으로도 계속 모르겠지. 멍청한 놈들!"
"이쿠마 터널 누가 팠는지 알고 있나? 국회의사당의 대리석,
어디서 가져와서 누가 쌓아올렸는지 알고 있니?"
(라디오방송 PD가, 방송금지곡이라 막으려는 방송국 상사에게)
"멍청아! 무슨 이유가 있든지 간에 부르면 안되는 노래따위 있을리가 없잖아!
이 은하계 어딜 찾아도, 천체망원경으로 아무리 둘러봐도 그런거 어디에도 없다고!"
그리고...아무리 봐도 그냥 카메오 출연으로밖에 안보이는 오다기리 죠 상은
"스웨덴에선 프리섹스의 시대가 시작됐대"라며, 남녀간 자유로운 성행위를
'초면에 아무하고나 내키는대로 할 수 있다'로 오해하고 정말로 스웨덴에 다녀옵니다.-_-;;;
이 리뷰를 쓰려고 동영상 편집을 할까 했는데,
유튜브에 이미 일본인들이 영상을 올려놨더군요...
관심 있으신분들은 영화를 구해서 보기 힘드시면 유튜브에 올라온
관련 영상들만 보셔도 어느정도 감상하실수 있을듯.......
참, 리뷰라 해놓고 영화 소개만 해놨네요.
사실 우리나라의 반일감정이라고 하는게, '종교' '정치'얘기 못지않게
논란을 촉발시키는 뜨거운 감자다 보니, 되도록 개인적인 감상은 배제하려고 했더니만...ㅋ -_-
동의해주는 사람은 별로 없는 제 생각입니다만,
아시아권 내지는 세계를 기준으로 큰 틀에서 봤을때
반일감정이란것도 하나의 지역감정이 아닐까 하는게 제 견해입니다.
아직도 한국 사회 각계에는 친일파의 후손들이 기득권을 장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거사 문제에는 관심이 없고
그저 '일본'이라는 이웃나라에 대한 적개심만을 표출하고 있죠..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말보다 영어를 쓰면 더 세련되고 유식하게 보는 풍토,
기업들도 이름을 영어식으로 바꾸고, 방송에서도 프로그램 이름들이 상당수 영어,
상표도 영어, 유행어도 영어...
반면에 일본어는 항상 '일제의 잔재'라는 이유로 지탄받습니다.
방송에서 일본어 쓰면 큰일납니다. (요즘은 좀 나아졌지만..'간지'라든가 하는 유행어도 나오고;)
일본이 어때서? 일본인 전부가 나빠? 일본 대중문화가 나쁜건 아니잖아? 라고 물으면
기어코 일제 강점기의 얘기와, 위안부 할머니들 얘기까지 나오고 맙니다.
그런데 이렇게 '일본, 쪽바리'에 핏대올리며 흥분하는 사람들이 평소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이나 독도, 동해 등의 영토분쟁, 외교문제에 관심이나 있었을까요.
오히려 이런 광적인 '반일감정'이 뿌리깊게 깔린 정서 덕분에,
정작 지탄받고 처단되어야할 친일파의 후손들은 그 비난의 화살을 피해갈 수 있는게 아닐지.
아직도 경상도니 전라도니 하는 지역감정이 팽배해 있는데도
여전히 그 원흉 박정희는 영웅으로만 기억되고 있듯 말입니다.
정치계, 사회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극우세력이 지탄받아야 할 대상이지,
일본땅에 사는, 일본인 국적을 가진 모두를 가해자로 몰아가서는 안될 일입니다.
중요한것은 그들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잡고,
과거 전쟁과 침략에 대한 정당한 사과와 보상을 받는 것이지,
무작정 '일본' '일본인' 전체를 욕하고 비난하는건 그저 감정의 골만 더 깊게 하는게 아닐까요.
일본 내에서도 왜곡된 역사 교육과 과거 제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이들을 규탄하는
의식있는 일본인들이 많이 있는데요....
(그래도 요번에 일본에선 54년만의 정권교체라니...내심 기대가 큽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보던 중에도, '이런 시대에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
'기타로 평화를 노래하는건 어때요?'라고 답하던 순수하기 짝이없는 코스케 소년의 답을 보고
저조차도 픽 하고 비웃음이 났습니다. 하지만,
Love & Peace 라는 구호가 그저 이름뿐인 공허한 울림이 아니라,
지구상의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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