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_일기,잡담
[詩] 흐르는 물처럼 살자
정해윤
2012. 3. 9. 09:48
흐르는 물처럼 살자.
굽이치다가
가끔은 튀어오르고,
또 가끔씩은
하얀 거품도 내면서.
- 2008.3.5 -
3년전에 썼던, 내 시 치고는 참 짧은 시다. ㅋㅋ
'하이쿠'를 염두에 두긴 했으나... (5.7.5 아닌 8.5 조이긴 하지만)
허접한 내 실력에 이런거나마 자주 나오진 않는다. ㅋㅋ
문득,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 방울이나마 흘릴것을 두려워한다면, 움직이지 않으면 되겠지.
하지만 강물이란 흘러 지나가고 또 흘러들어와 채워지는거 아닐까...
난 20대를 이바닥(?)사람들과 함께 했어..
2002년 광주경선때 노사모 가입한게 22살때였고 지금 31살이니까,
그야말로 "나를 키운것은 팔할이 노무현"인 셈인가. ㅋ
그동안 참 많은 사람들이 흘러 지나갔다.
노사모에서 개혁당 만든 사람들과 함께 나왔고,
(노짱 당선 후에 해체하지 않는 노사모를 탈퇴했고)
또 열린우리당 만들때 개혁당에 잔류한 사람들이 있었고,
우리가 참정연을 만들때 노사모에 남았던 사람들은 국참연이 되어 나타났고
또 그들 중 일부는 돌아오고 대부분은 정통들로 가버렸고
열린우리당이 대통합민주신당이 되고서
또 다른 대안을 찾아 새로운 당을 만든 사람들이 있고
이후 나는 탈당했고, 지금껏 민주당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고
참정연, 참평포럼을 거쳐 '팬클럽' 시대로 돌아와 파이를 키우고자 했던 사람들과
또 거기에 남은 사람들,
그 팬클럽에 만족하는 사람들과 또 새로운 당을 만든 사람들
이제는 또 새로운 기로에 다가섰어.
그래, 두려우면 움직이지 않으면 돼.
하지만 그래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어.
참 많이들 흘러 지나갔지만,
모두를 가슴에 담아둔다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도
우리는 결국 한 곳을 바라보고 있잖아?
그러니까 다들 헤어진 게 아니야.
(ㅎㅎ 어땠을 것 같아?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그렇게 굽이 굽이에서 헤어졌던 사람들,
결국 2008년 촛불집회 현장에서 그 모두와 재회한 기분이란!)
달래고 보듬을 생각은 없어.
그런다고 해서 설득될 사람들이라면
이미 스스로 고민해서 답을 찾았겠지.
대신, 함께 했던 너희를 언제까지고 잊지 않을께.
지금은 안녕. 이 길을 돌고 돌아
또 어딘가에서 다시 만나자.